안녕하세요. 저 는 현재 고등학생 신분으로 인포그랩에 입사해 DevOps 엔지니어로 근무하는 John이라고 합니다. 대한민국에서는 10대 고등학생 대부분이 고등학교 3년 과정 동안 대학수학능력 시험을 대비해 공부하고요. 입시 전형을 거쳐 대학에 진학합니다.
그러나 저는 고등학교 3년 과정 동안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대신 취업에 도움이 되는 여러 활동에 참여했고요. DevOps 엔지니어가 되는 데 필요한 밑바탕을 꾸준히 쌓는 데 주력했습니다. 그 결과,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고등학교 3학년, 18세의 나이로 DevOps 기업에 취업했습니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벌써 취업하는 일도, DevOps 엔지니어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일도 세상에 아예 없는 일은 아니지만 드문 일일 수 있는데요. 이 글에서는 제가 다른 10대 친구들과 달리 ‘어쩌다가 IT 시장에서 흔치 않은 DevOps 엔지니어로 첫 커리어를 시작했는지’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재밌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대학 진학 대신 취업을 결심한 이유

제가 대학 진학 대신 취업을 결심한 이유를 설명하려면 제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해야 할 듯합니다. 중학교 시절, 저는 그저 게임을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학교 성적은 좋았지만 제 공부의 목적은 ‘높은 성적을 받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중학교 시험도 힘든데 고등학교 3년 과정 동안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염려가 들었고요. 이에 평범한 인문계 고등학교가 아닌 특성화 고등학교(특성화고), 특수목적고등학교(특목고)로 눈을 돌렸습니다.
‘특성화고, 특목고에 다니다 대학에 진학할까?‘라는 생각도 했는데요. 그 당시 ‘대학에 가도 취업이 잘 안된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고요. 주변의 대학생 형, 누나들이 대학에 다니며 맨날 놀기만 하는 모습을 보고 대학에 부정적인 인식이 강해졌습니다. ‘대학에 다니며 노는 대신 사회에 빨리 진출해 일하고, 돈을 버는 게 낫다’고 생각했죠. 그게 더 생산적인 활동으로 보였습니다. 이에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바로 취업할 수는 없을까?’라고 고민했고요.
그러던 차에 저는 진학할 고등학교를 알아보다가 반가운 정보를 접했습니다. 대학 진학 대신 취업을 돕는 소프트웨어 마이스터고등학교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는데요. 여기서는 제가 초등학교 시절 스크래치로 접했던 코딩을 할 수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스스로 만든 작품이 동작하는 걸 보고 신기해하며 좋아했던 기억이 있는데요. 그때 그 경험을 다시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 소프트웨어 마이스터고등학교에 지원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취업하려는 제 계획에 주변 사람은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는데요.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꼭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습니다. 따라서 부정적인 의견에 굴하지 않고 소프트웨어 마이스터고등학교에 지원했고요. 합격해서 입학했습니다.
DevOps 엔지니어가 되기로 마음먹은 배경

제가 DevOps 엔지니어가 되기로 결심하는 데에는 거창한 뜻이 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저는 클라우드 기능반에 소속돼 활동했는데요. 이 기능반에서 클라우드 기술을 배웠습니다. 1학년 때까지만 해도 저는 코드를 작성하는 데 익숙지 않았는데요. 클라우드 기술을 사용하면 ‘콘솔에서 클릭하는 것’만으로도 뭔가를 할 수 있어 흥미를 느꼈죠(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에서 모든 걸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1학년 말 무렵에는 ‘앞으로 클라우드 기술을 더 열심히 파고들어 관련 기능 대회에서 꼭 수상해야겠다’라고 다짐했고요. 그때부터 클라우드 서비스 중 하나인 AWS를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 이후, 학교에서 한 클라우드 강사님의 강연을 들었는데요. 이 강연을 계기로 DevOps에 본격적으로 관심이 생겼습니다. 강사님은 ‘DevOps가 언어나 기술이 아닌 하나의 방법론이자 문화’라고 설명했는데요. 저는 이 말에서 DevOps의 매력을 느꼈습니다. 기술에만 갇히지 않고, 소프트웨어 개발과 운영 전반을 폭넓게 아우르는 DevOps 개념이 신선하고 흥미로웠어요.
아울러 ‘DevOps가 제 관심 분야인 클라우드와도 연관 있다’라는 걸 알게 되었는데요. DevOps 엔지니어가 되면 클라우드 기술을 계속 공부할 수 있을 거고요. ‘이 클라우드 환경에서 DevOps를 효과적으로 구현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실행하면 엔지니어로서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저는 ‘DevOps 엔지니어가 되는 걸’ 제 커리어 목표로 세웠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인터넷 강의를 보고 책을 읽으며, DevOps 관련 기술을 학습하고, 프로젝트에 적용했습니다. 주변에 DevOps 엔지니어를 지망하며 같이 공부하는 친구가 없었는데요. ‘진로를 변경해 볼까?’ 계속 고민하기도 했죠. 심지어 기능반 강사님은 “신입 DevOps 엔지니어가 되기는 힘들 거다”라고 말씀하시기도 했는데요. 오히려 저는 그 말씀을 듣고 ‘꼭 DevOps 엔지니어가 돼야겠다’는 오기가 생겼습니다.
친구들의 반응도 제게는 동기 부여가 됐습니다. 제가 DevOps와 관련해 사소한 걸 구현해도 친구들이 놀라워하곤 했는데요. 이러한 반응을 접하니 전 뭔가를 구축할 때마다 신이 났습니다. 또 학교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DevOps 엔지니어가 운영 환경에 얼마나 많이 기여하는지’ 깨달았고요. 이런 경험이 쌓이면서 ‘DevOps 엔지니어’라는 포지션에 자부심과 애정이 생겼습니다. ‘DevOps 엔지니어’로 진로를 개척하는 데 확신도 생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