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롬프트 엔지니어링(prompt engineering)’은 ChatGPT나 뤼튼, DALL·E, Stable Diffusion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도구에 구체 적인 질문 또는 자세한 요구사항을 텍스트(프롬프트)로 입력해 결과물을 얻는 행위입니다. 결과물은 텍스트나 이미지 등으로 나오는데요. 이는 짧은 시간 안에 분량이 길거나, 표현이 정교한 콘텐츠를 빠르게 생산하는 데 도움이 되죠.
오늘날 테크니컬 라이팅 분야에서도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업무에 활용하도록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데요. 기술 문서 기획, 개요 작성, 문서 검수, SEO(검색 엔진 최적화) 태그 생성 등 여러 업무에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접목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테크니컬 라이팅 업무에 활용할 만한 프롬프트 제안도 여럿 나오고 있죠. 저는 DevOps 기업 테크니컬 라이터로서 이를 활용해 업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두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테크니컬 라이팅은 테크니컬 라이터만의 일은 아닌데요. 엔지니어, 개발자, 프로덕트 매니저, 마케터, 세일즈 담당자, 홍보 담당자 등 IT 기업의 모든 직무 담당자가 테크니컬 라이팅 업무를 수행합니다. 기술 문서는 제품 개발과 사용을 위한 모든 문서와 자료인데요. API 문서, 가이드, README 파일, 릴리즈 노트, 회사 소개서, 제안서, 보도자료 등 IT 기업 구성원이 작성하는 문서가 이와 관련됐죠.
이에 테크니컬 라이팅은 테크니컬 라이터를 포함한 모든 직무 담당자가 수행하는 업무고요. IT 기업 종사자라면 누구나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테크니컬 라이팅에 활용하는 방법’을 알아둘 만합니다. 이 글에서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테크니컬 라이팅에 활용해야 하는 이유를 살펴보고요. 이 기술을 도입할 만한 테크니컬 라이팅 업무, 효과적인 테크니컬 라이팅용 프롬프트 요건, 테크니컬 라이팅용 프롬프트 예시를 알아보겠습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테크니컬 라이팅에 활용해야 할 이유

테크니컬 라이팅 업무에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왜 도입해야 할까요? 테크니컬 라이터로서 생성형 AI 도구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테스트하며 제가 느낀 바는 이렇습니다.
첫째, 업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섭니다. 가이드, 백서, 블로그 등 기술 문서는 복잡한 기술 정보를 다루기에 처음부터 읽기 쉽게 작성하기가 어려운데요. 글에 들어갈 자료를 찾고, 정보를 모으며, 이를 분류하고, 정돈된 문장으로 쓰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죠. 오랜 시간 책상 앞에 앉아 고민하면서 ‘썼다, 지웠다’ 반복할 때가 많습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몇 초 안에 콘텐츠를 생성하기에 이 과정을 효율화할 수 있죠. 짧은 콘텐츠나 긴 콘텐츠를 짧은 시간에 완성된 문장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습니다. 이에 테크니컬 라이팅 업무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향상할 걸로 기대되고요.
둘째, AI에서 사람이 생각지 못한 더 좋은 아이디어를 신속하게 제안받을 수 있습니다. 콘텐츠 주제 를 기획하거나 개요를 짤 때 이러한 이점을 누릴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ChatGPT에 “회사 홈페이지로 사용자 유입을 늘릴 수 있는 DevOps 블로그 콘텐츠 아이템을 제안해 줘”라고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5가지 주제가 몇 초 안에 답변으로 나옵니다. ‘DevOps의 핵심 개념과 장점 소개’, ‘CI/CD 파이프라인의 중요성과 구축 가이드’, ‘DevOps 도구 비교 및 추천’, ‘성공 사례 및 Best Practice 공유’, ‘DevOps 문화와 조직 변화’가 그 예인데요. ChatGPT는 콘텐츠 상세 내용과 겨냥할 독자도 함께 제시하죠. 일반적이고 밋밋한 주제일 수도 있는데요. 그러나 DevOps 기업에서 신규 입사자가 혼자서 블로그 주제를 기획하거나, DevOps 기업이 블로그를 아예 처음 구축한다면 AI가 제안하는 이러한 주제가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셋째, AI가 기술 문서에서 사람이 발견하지 못한 문제를 찾아내고, 개선 방안도 제시할 수 있죠. 예를 들어, 뤼튼에 “데이터 레이크는 '조직에서 수집한 정형·반정형·비정형 데이터를 원시 형태로 저장하는 단일한 데이터 저장소'다. 2010년 미국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기업인 ‘펜타호’ 공동창업자인 제임스 딕슨이 소개하면서 알려졌다”라는 문장을 주고 “비문과 어색한 표현을 찾아서 수정해 줘”라고 주문했는데요. 뤼튼은 이렇게 수정했습니다. "데이터 레이크는 조직에서 수집한 정형, 반정형, 비정형 데이터를 원시 형태로 저장하는 단일한 데이터 저장소입니다. 이 개념은 2010년에 미국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기업 '펜타호'의 공동창업자인 제임스 딕슨에 의해 소개되었습니다.”
기존 문장에서는 주어가 빠졌는데요. 수정 버전에는 ‘이 개념은’이라는 주어가 들어갔습니다. 주어는 필수 문장 성분인데 전 기존 문장에서 주어가 빠진 걸 몰랐는데요. 맞춤법 검사기도 문장에서 ‘필수 문장 성분이 빠진 걸’ 발견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활용하면 이 문제를 찾아 사람과 맞춤법 검사기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죠.
넷째, 다양한 사용자 또는 독자에 맞춰 여러 기술 문서를 생산하거나, 문서를 수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기술 문서는 사용자 관점을 고려해서 작성해야 하는데요. 사용자·독자 특성, 교육·경험 수준 등에 따라 기술 이해도는 다르죠. 초급 엔지니어나 비개발직군을 상대로 기술 문서를 쓴다면 이해하기 쉽게 문서를 작성해야 하는데요. 다양한 사용자·독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기술 문서를 다양하게 생산하려면 적절한 표현 방식을 고민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ChatGPT에 “CI/CD 파이프라인을 비개발자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설명해 줘”라고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중략) 이 파이프라인은 일종의 자동화된 공장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개발자들이 코드를 작성하면, 그 코드는 자동화된 테스트와 검증 과정을 거치고, 문제가 없을 때 자동으로 사용자들에게 제공됩니다…(중략)”라는 답변이 나옵니다. 이는 CI/CD 파이프라인을 ‘자동화된 공장’으로 비유하고, 작동 과정을 비개발자에게 익숙한 일반적 표현으로 설명한 게 특징인데요. 어려운 개념을 비개발자 눈높이에 맞춰 잘 풀어냈다고 생각합니다.
정리하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테크니컬 라이팅에 도입했을 때 1)짧은 시간 안에 완성도 높은 문장으로 콘텐츠를 대량 생산할 수 있다는 점, 2)AI에게서 사람이 생각지 못한 더 좋은 아이디어를 빨리 제안받을 수 있다는 점, 3)AI가 기술 문서에서 사람이 놓친 문제도 찾아내 개선할 수 있다는 점, 4)다양한 사용자나 독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기술 문서를 만들고 수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이 기술을 업무에 활용해야 할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도입할 만한 테크니컬 라이팅 업무
그러나 기술 문서 작성, 리뷰 업무에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당장 활용하기란 곤란하다고 봅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1)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숙련도를 높여야 하고요. 2)같은 내용으로 여러 프롬프트를 시도해 원하는 결과물을 도출하기까지 걸리는 간혹 시간이 아까울 때도 있죠. ‘그 시간에 내가 바로 쓰는 게 더 빠르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아울러 3)생성형 AI 도구가 내놓는 결과물이 아주 만족스럽지만 않고요. 4)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생성형 AI 도구에 회사에서 아직 공개하지 않은 기술 문서 내용을 입력하고 싶지 않습니다. 보안이 우려되니까요. 이 밖에도 여러 고민이 있습니다.
그래도 일부 테크니컬 라이팅 업무에는 지금 당장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도입할 수 있는데요. 인포그랩의 테크니컬 라이팅 업무를 수행하면서 ‘이건 우리 업무에 바로 활용해도 되겠다’고 판단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기업마다 테크니컬 라이팅 수요, 테크니컬 라이터의 주력 업무는 각각 다른데요. 이에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도입할 만한 테크니컬 라이팅 업무도 기업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사용자의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숙련도, 생성형 AI 결과물 품질에 따라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활용하기에 적합한 업무도 제각각일 테고요. 이를 고려해서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기술 블로그 주제 탐색

기술 블로그는 주제를 선정하고, 글을 쓸 때 창의성을 많이 발휘해야 하는 콘텐츠입니다. 이는 가이드보다 주제, 내용, 서술 방식이 비교적 열려 있는데요. 작성자는 원하는 주제로 글을 쓸 수 있고요. 작성자가 판단하기에 최적의 구성으로 내용을 서술할 수 있죠. 물론 ‘회사의 공식 기술 블로그’이기에 유익한 콘텐츠로 사용자 유입을 이끌면서 회사를 알리고, 기업 이미지도 관리해야 하는데요.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려면 블로그 주제를 전략적으로 구상해야 합니다. 블로그 주제를 최대한 다양하게 수집한 다음, 안목을 갖고 이를 골라야 하죠.
그러나 한 사람 생각만으로 좋은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취합하며, 취사선택하려면 한계가 있는데요. 이때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활용할 만합니다. ChatGPT나 뤼튼 같은 생성형 AI 도구에 “회사 홈페이지로 사용자 유입을 늘릴 수 있는 DevOps 블로그 콘텐츠 주제를 제안해 줘”, “CI/CD 파이프라인을 주제로 블로그 주제를 제안해 줘”라고 주문하면 답변을 받을 수 있죠. 이를 토대로 브레인스토밍하면 더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도 있고요.
기술 블로그 개요 정리

개요는 글의 뼈대이자 구조입니다. 개요가 탄탄하고, 글의 각 단락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면 내용이 중구난방이 되지 않고요. 글이 일관되고,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전개되며, 독자가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죠. 아울러 개요를 작성하면 참고 자료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수집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개요를 보고 ‘이 글에서 이러한 내용을 다루려면 어떤 자료나 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수 있고요. 그다음, 자료를 수집하면 ‘이게 글로 쓸만한 분량이 나올지, 근거에 따라 쓸 수 있는 내용인지’ 확인할 수 있죠. 참고 자료가 부족하면 다른 개요를 대안으로 준비하면 되고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으로 글 개요를 자동으로 제안받으면 이 과정을 더 단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생성형 AI로 테크니컬 라이팅 업무를 개선하는 방법을 주제로 블로그 개요를 제안해 줘”라고 생성형 AI 도구에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AI 기반 텍스트 생성 도구 소개, 생성형 AI의 활용, 효율적인 콘텐츠 작성 프로세스, AI 활용 시 주의 사항, 성과 분석과 전망”을 몇 초 안에 제안받을 수 있습니다. 이를 검토하면서 더 나은 개요를 구상해도 좋죠.
뉴스레터 인사말 작성

인포그랩에서는 자체 기술 블로그 콘텐츠와 DevOps 뉴스를 요약해 매달 뉴스레터(인포레터)로 발송하는데요. 뉴스레터에는 인사말 겸 도입부가 있습니다. 인사말을 쓰는 건 어렵습니다. 독자에게 인사할 때 반갑고 친근한 느낌도 전달해야 하고요. 계절감이나 시의성을 반영해 인사말을 더 풍성하게 만들고, 독자와 교감하는 분위기를 형성하면 좋습니다. 또 독자가 식상하게 느끼지 않도록 인사말을 매번 다르게 작성해야 하고요. 아이디어가 숨 쉬듯 필요하고, 한 문장을 쓰는 데 많은 고민이 들어갑니다.
이때 프롬프트로 뉴스레터 인사말을 요청하면 이 과정을 효율화할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생성형 AI 도구에 “12월 초에 발행될 뉴스레터 인사말을 작성해 줘”라고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인사말 초안을 금 방 받을 수 있죠. 인사말에 넣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프롬프트에 이를 입력하고, 그 내용을 활용해서 인사말을 써달라고 주문하면 되고요. 이 또한 초안을 토대로 더 수정하면 인사말 완성도를 더 높일 수 있겠죠.
릴리즈 노트 요약, 표 작성

인포그랩에서는 매달 GitLab 버전 릴리즈 소식을 기술 블로그와 유튜브 영상으로 전합니다. 기술 블로그에는 GitLab 기능의 주요 업데이트 소식 4~5개를 ‘GitLab 릴리즈 노트’라는 이름으로 올리는데요. 저는 ‘기능 이름과 업데이트 내용을 더 압축적이고 효과적으로 보여주려면 글 도입부에 표를 넣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표에 들어갈 내용을 추리고, 표에서 어떤 기준으로 항목을 구분할지 판단할 때,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활용하면 작업을 더 빨리 마칠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생성형 AI 도구에 “다음 내용을 표로 요약해 줘”라고 프롬프트를 입력하고, 릴리즈 노트 내용을 추가하면 몇 초 안에 기능 업데이트 내용을 요약한 표를 받을 수 있죠.
기타: 릴리즈 노트 영상 원고 작성, 기술 블로그 제목 구상 등
아직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거나,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활용 방안을 고민하는 테크니컬 라이팅 업무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릴리즈 노트 영상 원고 작성 업무인데요. 앞서 언급한 GitLab 릴리즈 노트를 요약해 유튜브 영상 원고를 제작할 때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생성형 AI 도구에 “이 내용을 3분 분량의 유튜브 영상 원고로 요약해 줘”라고 주문하면 원고를 받을 수 있는데요. 원고 분량이 3분이 되지 않아서 문제입니다.
둘째, 기술 블로그 제목 구상 업무인데요. 기술 블로그를 리뷰하다 보면 제목이 회사 홈페이지로 사용자 유입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되도록 만들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이때 생성형 AI 도구에 ”회사 홈페이지 방문자 수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되도록 이 글의 제목을 제안해 줘”라고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제목을 제안받을 수 있죠. 실제 콘텐츠에 적용해 보지 않았지만 제안 결과가 나쁘지 않고, 프롬프트를 더 발전시키면 더 좋은 제안을 받을 수 있을 걸로 기대합니다.